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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_(알랭 드 보통)

by 꼬비(ggoby2) 2024. 5. 27.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소설이다. 

처음에 정열적이고 서로를 완벽한 운명이라고 판단으로 시작하는 보통의? 사랑으로 시작되어서 그와 그녀가 결혼하면서 다름을 틀리다고 생각하면서 균열이 발생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렸을 때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이 성인의 사랑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결혼생활은 도자기의 미세한 균열이 물을 담으면 담을수록 점점 깨지는 것처럼 되어간다.

결혼에서 다름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것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해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에는 열정과 기술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결혼에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나만의 공간, 욕망, 추악함, 더러움을 오히려 공유하기가 어려운 사이가 된다. 제일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 느끼는 건 나만의 공간이 가끔 필요하다는 것.  그걸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되, 너무 혼자 두어 외로움을 주면  안 되는 섬세하고 어찌 보면 세계 10대 미스터리에 들어가야 하는 인류의 풀리지 않은 숙제일 것이다. 서로의 외로운 시간이 다르고, 공허한 느낌이 다른 것을 적절히 밸런스를 맞춰가야 한다. 이건 마치 게임과도 같지만 현실이고 직면해야 할 문제이다. 

 

이제 곧 있으면 딸이 태어나 나의 또 다른 결혼 생활을 이끌어가게 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미래가 어두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아내와 아이와 행복하게 지낼 생각을 먼저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결혼의 시작은 청혼이 아니고, 심지어 첫 만남도 아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사랑에 대한 생각이 움틀 때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맨 처음 영혼의 짝을 꿈꿀 때다.

 

# 다른 사람이 영혼의 짝이라는 느낌, 이 확신은 아주 순식간에 찾아올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눌 필요도 없다. 객관적 지식은 끼어들 틈이 없다. 대신에 중요한 건 직관, 즉 이성의 정상적 작용 과정을 건너뛰기에 더더욱 정확하고 존중할 가치가 있는 것만 같은 자연발생적인 감정이다.

 

#이제 그는 사랑은 열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사실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사랑이란 우리의 약점과 불균형을 바로잡아줄 것 같은 연인의 자질들에 대한 감탄을 의미한다. 사랑은 완벽을 추구한다.

그녀 역시 균형을 회복하고 완전해지기 위해 사랑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우리의 당황스럽고 난처한 영혼에 대한 연인의 통찰력에 비치는 감사의 배당금이다.

 

#결혼했다는 것은 조심성, 보수적 경향, 소심함과 연관 지을 수 있지만, 결혼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더 무모하고 그래서 호소력이 더 큰 낭만적 제안이다.

 

#결국 둘 다 평생 그럭저럭 만족하며 봐 넘길 잔을 고른다. 스발카 제품의 텀블러형 잔 열두 개를.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때만이 우리는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받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은 잘 말하는 사람 못지않게 드물거나 중요하다. 잘 들어주는 사람 역시 특별한 자신감이 그의 비결이다. 이는 어떤 확고한 가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는 정보로 인해 경로를 이탈하거나 그 무게에 무너져 내리지 않을 수 있는 수용력을 말한다. 잘 들어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마음속에 얼마간 담아둘 혼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미 경험을 통해 모든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로 책임이 있는 권력자에게 소리를 내지를 수가 없기에 우리가 비난을 해도 가장 너그럽게 보아주리라 확신하는 사람에게 화를 낸다. 주변에 있는 가장 다정하고, 가장 동정 어리고,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 즉 우리를 해칠 가능성이 적으면서도 우리가 마구 소리를 치는 동안에도 우리 곁에 머물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에게 불만을 쏟아놓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르친다'는 개념은 건방지고 부적합하고 몹시 해롭게 느껴진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또는 그녀가 변화하기 바란다는 말은 꺼낼 수 없다. 낭만주의는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진실한 사랑은 파트너의 존재를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물을 쏟기 시작하더니 윌리엄은 무능한 조종사의 정강이를 발로 차려한다. 물론 아이의 행동은 어이없고 다소 예상 밖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경우를 비롯하여 이 경우에도 아이의 행동은 아버지로서의 라비에게 바치는 왜곡된 헌사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군가의 곁에서 안전한 느낌을 받을 때에야 이 정도로 괴팍해질 수 있다. 라비는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이렇게 까탈을 부린 적이 없었지만, 동시에 아버지에게서 진심으로 사랑을 받는다고 느껴본 적도 없었다. 그와 커스틴이 몇 년 동안 심어준 그 모든 확신_'난  항상 네 편이야' '어떤 느낌이 들더라도 우리에겐 다 말해도 돼.'_은 훌륭히 성공을 거뒀다. 둘은 윌리엄과 에스터에게 화를 받아줄 수 있고, 받아줄 거라고 신호를 보낸 이 두 애정 어린 어른들에게 좌절과 실망감을 곧바로 강력하게 표출해도 된다고 격려해 온 것이다.

 

#판타지가 존재하는 덕분에 하나의 현실을 파괴하지 않고 다른 현실에 거주할 수 있다. 판타지는 완전히 무책임하고 무섭도록 기이한 우리의 충동으로부터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을 지켜준다. 판타지는 나름대로 인류의 성취이자 문명의 결실이며, 친절한 행동이다.

 

#배우자를 배신하지 말라는 명령이 틀에 박힌 말이 아니라 영구히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도덕적 의무로 변모한다.

 

#결혼은 사랑을 완성시켜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변덕스러운 삶에서 사랑을 지속시켜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라고 주인공 라비의 사랑과 결혼은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의 이행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