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이 있어 꿈을 꾸어 본다
카테고리 없음

채식주의자(한강)

by 꼬비(ggoby2) 2024. 6. 2.

몇 년 전에 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문화 관련해서 소개해주는 코너가 있었다. 그때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처음 들었다. 작가의 필명도 특이하고 제목도 특이해서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종종 가는 도서관, 영풍문고에서도 보이는 책이라서 한 번쯤 읽어볼까 하다가 유명하니 또 읽게 되겠지 하고 넘겨 보았던 책이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책을 사게 되었고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준 친구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주 맵고 자극적인 짬뽕을 먹으면서 땀을 흘리는 것 같았다. 지금도 책을 생각하면 입이 얼럴하다. 채식주의라는 제목에서는 단순히 순한 맛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대로 깨부수어준다. 

 

자신이 식물이 되고자하는 영혜를 이해해보려 한다. 하지만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듯하다. 세상의 칼날과 삶의 무게가 자신의 꿈에 방영되고 그것을 피해서 식물이 되려 하는 것일까? 식물을 삶을 동경해서 그런 것일까?

무엇이 되었든 그녀의 방법은 극단적이다. 그녀 주변의 어느 누구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신병자 환자로 취급을 하고 만다. 사랑이라는 명목이면 강요와 억압,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게 있는 그녀를 놓아주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그녀 외에도  2명의 남자들의 욕망과 인간들의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 중에서 남자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판타지적 상상력을 직설적인 화법으로 전달해 준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미, 꿈의 의미, 채식주의의 의미를 찾아가는게 이 책의 중요한 요소임을 고민하면서 보게 된다.

 

꽃을 그리고 섹스를 하는 부분에서는 멍한 상태로 글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읽고 나서는 꽃이 떠올랐다.

파란색 장미와 매혹적이면서도 파괴적인 히비스커스 꽃이..

 

 

작가님의 말중에서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한 이 책을.

이라는 말이 내 인생에서 책임감과 함께 인생의 고통과 무수한 질문들을 짊어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이 강제로 고기를 먹이는 부모, 그것을 방관한 남편이나 형제자매까지도 철저한 타인, 혹은 적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폭우에 잠긴 숲은 포효를 참는 거대한 짐승 같다.

 

#아이의 단내 나는 작은 몸뚬이가 곁에 눕고, 아직 죄지어보지 않은 어린 얼굴이 곤한 잠에 들고 나면 어김없이 밤은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