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이 있어 꿈을 꾸어 본다
카테고리 없음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by 꼬비(ggoby2) 2024. 7. 1.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책의 이름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어떤 곳일까?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면서 책을 읽어나간다.

 

책의 첫 부분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도를 통해서 나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게 도와준다.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의 장소가 꼼꼼히 표시되었고, 동서남북을 표시해 주는 센스까지..! 작가의 섬세함이 드러나는 부분이었고, 중간중간 지도로 돌아와서 더 상상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카야라는 여 주인공의 인생을 자세하고 빠르게 정리해 놓은 책 1권을 맛있게 읽었다. 시간대를 오가면서 책을 전개하고 다양한 사건들을 모아 놓은 책이라서 읽으면서 웃으면서, 궁금해하면서, 오싹하면서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 스릴러, 추리, 성장물 등의 여러 장르를 혼합해서 독자들에게 한정식 한상을 차려준 느낌이다. 다양한 반찬들과 메인 음식이 있는..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식어도 맛있는 음식은 나중에 먹는 편이다. 마지막 20페이지 정도는 새벽에 내가 좋아하는 시간에 읽고 먹었다. 나의 추리가 맞아서 더욱 좋았다.

 

 

늪지대에 혼자 사는 소녀라... 소재 자체도 신선하지 않은가?

늪지대의 음울한 느낌을 표현할 때는 끈적끈적한 열대우림의 더위가 생각이 났고, 늪지대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는 파란 바닷가에 초록이 우거진 아름다운 숲이 연상이 되었다. 

 

카야의 일대기라고 표현해도 될 만한 이 소설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도 나타나고 있고, 이 문제를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찾을 수 있었다.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흑백논리, 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사회적 소외계층 등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조금은 역겹게 표현하고 있는 느낌이 좋았다.

 

사랑에 대해서도 인간은 결국 동물적이고 더 발달된 사랑의 형태와 동물과 같은 사랑이 모두 내재되어 있고, 누군가는 동물적 사랑(원초적 사랑)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소수의 사람은 더 발달된 형태의 사랑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 어디 숨어 살았니, 습지 암탉아? 모자는 어디에다 두고 왔니, 늪 시궁쥐야?

 

# 진흙을 파서 저녁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아이는 상상력이 납작해져 빨리 어른이 되나보다.

 

# 그들의 환호성 때문에 카야의 정적은 더 시끄러워졌다.

 

#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원하고, 어루만져주고, 끌어당겨 품어주면 좋겠다는 소망, 하지만 이렇게 다급하게 더듬는 손길은 나눔도 베풂도 아닌 그저 포획일 뿐이다.

 

# 카야는 체이스를 생각해서 웃어주었다. 살면서 해본 적 없는 일인데도 곁에 누군가를 두기 위해 자신의 한 조각을 포기했다.

 

# 카야는 별뿐 아니라 시간도 고정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책에서 읽어 알고 있었다. 시가은 행성과 태양을 두고 속도를 내거나 휘어지고 부푼다. 행성이나 사과 같은 사물이 추락하거나 궤도를 도는 건 중력에너지 때문이 아니라 질량이 높은 사물이 창출하는 실크처럼 부드러운 시공의 주름으로 마치 연못에 잔물결을 일으키듯 직하하기 때문이다.

 

# 어마어마하게 큰 적운이 살굿빛 뺨을 부풀리고 있었다.

 

# 심장을 싹싹 쓸고 

 사랑을 잘 치워두네

 다시는 쓰고 싶어질 일이 없으리

 영원토록